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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소설가와 그의 위안부소재의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
2019년 02월 12일 20시 31분  조회:1213  추천:16  작성자: 김혁

대담

김혁소설가와 그의 위안부소재의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

 
문: 중국조선조선족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 사람인 김혁 소설가가 일전 련이어 장편소설 두부를 출판하여 또 한번 주목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혁 소설가는 1985년 단편소설 《피그미의 후손》, 《노아의 방주》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뒤 꾸준히 필밭을 경운하여 지금까지 장편소설 《마마꽃, 응달에 피다》, 《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 《완용 황후》, 《시인 윤동주》, 《춘자의 남경》,《춘자의 남경》등 6부와 중편소설집 “천재 죽이기”,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 “페스카마호 사건”, 인물칼럼집 "윤동주 코드", 인물전 "윤동주 평전", “한락연 평전”, "주덕해의 이야기", "한락연의 이야기"등을 출간. 발표했습니다.

   윤동주문학상, 김학철문학상, 연변문학상, 해란강문학상, 연변주진달래문학상, 두만강문학상 등 굵직한 상들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소설분과 주임, 룡정.윤동주 연구회 회장 등 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두부의 작품은 도시진출붐 속의 조선족군상을 감성적 필치로 다룬 장편소설 "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와 일본군 위안부의 력사소재를 다룬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이 선후로 출판되였습니다. 그중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은 아리랑 방송에 의해 라지오 소설로 개편, 새해 1월1일부터 전파를 타게 됩니다.
라지오 소설의 방송을 앞두고 “춘자의 남경”의 저자이신 김혁소설가를 만났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 네 안녕하세요?
 
문:《춘자의 남경》은 작가님의 6번째 장편소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여섯부나 되는 장편소설을 창작하신 것도 대단하지만 이번 작품은 위안부와 남경대학살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이슈를 낳고 있습니다.《춘자의 남경》은 조선족문단 나아가 중국문단에서도 처음으로 호흡이 긴 서사로 장편화한 일본군위안부 소재라고 하는데
어느때 어느 간행물에 발표된거죠.
 
김: 네,《춘자의 남경》은 조선족의 권위문학지인《연변문학》지에 2015년 1기부터 1년간 련재됐고 올해 10월에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습니다. 작품은 30만자의 분량 속에 “뜨거운 감자”격인 소재의 일본군위안부와 전대미문의 남경대학살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에서는 20년대 연변지역에서 자행된 ‘간도참안’과 한인, 중국인 위안부들의 참상 그리고 말미에서 전대미문의 남경대학살의 현장을 재현해 보이고 있습니다.
 
문: 그 창작경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시죠.
 
김: 네. 사실 이 작품에 대한 창작충동은 한 폭의 그림에서부터 시작되였습니다.    
몇해전 어느 사이트에서 그 그림을 처음 보았습니다.
댕기 머리에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차림의 한 소녀, 그녀의 가녀린 몸을 감싸고 휘돌아가며 꽃이 피여오르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더러는 아직 봉오리를 틔우지 못한 자주색과 하얀색 도라지꽃이였습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아 보이는, 눈물을 떨어뜨릴것만 같은 소녀의 얼굴에는 슬픔과 그리움같은것이 도료와 혼반죽이 되여 묻어 있다.
어딘가 미숙한 붓터치가 보이지만 애잔한 슬픔이 결을 이루고 있는 그 그림의 제목은 “못다 핀 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화가가 아닌 일본군위안부 할머니가 그린 그림이였습니다.
그림의 작가는 김순덕이라는 할머니였습니다. 꽃망울을 피우지 못한 봉오리 앞에 슬픈 표정으로 서 있는 소녀는 김할머니 자신이였구요.
경북 의령 출신으로 1921년 봄날에 태여난 김할머니는 가난을 이기지 못해 녀공을 모집한다는 말에 속아서 일본군에 끌려갔습니다. 도착한 곳은 중국의 남경이였습니다. 지옥이 따로 없는 그곳에서 “성노예”로 전락되여 하루에 몇십명의 군인을 상대로 청춘을 유린당했습니다.
김순덕 할머니가 미술치료의 일환으로 그린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 미국, 카나다 등지에서 전시되였고 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선물되면서 일제의 성(性)수탈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위안부할머니들의 아픔을 대변한 작품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또 중앙방송의 일곱시 뉴스를 시청하다가 커다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길림성 당안국에서 소장한 일본 관동군이 작성한 10만건의 문서중에서 뒤늦게 발견된 기록에 대해 공개하는 뉴스였는데 뉴스에 의하면 남경대학살 기간 당시 "남경에 조선인 위안부가 36명 있었다”, “1명이 열흘동안 일본 병사 267명을 상대했다"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나는 이미 구상을 마무리한 다른 소재의 장편을 미루고 이 소재를 장편화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한 작가를 떠올렸습니다. 장순여(张纯如)라는 미국계 중국인 르포작가입니다. 작가이자 사학가인데 남경대학살에 대해 저술한 르포로 유명합니다. 그녀가 저술한 장편르포 “력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는 해외에서 커다란 센세이숀을 일으켰습니다. 1937년의 그 겨울, 남경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전대미문의 대학살 그 만행의 참상을 생생하게 되살린 보고서였습니다. 저자는 섬세한 필치로 남경의 대학살을 이야기했고 또 일본이 어떻게 력사속에서 대학살의 기억을 지우려 망녕되게 시도했는지 낱낱이 밝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순여의 량심적인 집필은 일본 극우세력들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그들로부터 끈임없는 협박을 당해 왔던 장순여는 정신적 고통을 못이겨 2004년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작가에 대해 중앙텔레비방송국 다큐프로에서 보고 그녀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녀의 문명(文名)을 알린 이 장편르포를 해외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해 읽었습니다.
 
문: 작가님도 한때 매체에서 활약했던 기자출신이라고 들었는데요.
 
김: 네. “길림신문과 연변일보”에서 기자사업에 종사했었습니다.
 
문: 김혁 작가님은 1999년경에 일부 몰지각한 한국들인의 사기사건을 다룬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습니다”를 집필, 출간했습니다. 그 르포집이 수천부가 팔려 당시 작지 않은 센세이숀을 일으킨적도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또 한국어선에서의 조선족선원들과 한국선원들지간의 살인사건을 다룬  장편르포 “페스카마호 사건”을 다루어 다시 한번 이슈를 일으키기도 했지요.
 
김: 네. 소설쓰기와 병행해 매체에서 20여년을 기자직으로 일해왔기에 저는 르포가 갖는 매력에 대해 십분 잘 알고 있습니다.  소설같은 픽션작품도 좋지만 실화와 같은 논픽션 작품은 제가 아직도 애대하는 쟝르입니다.
 
문: 력사소설을 쓰려면 자료수집, 현장답사 같은 것이 선행 되여야 하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착수하셨는지요?
 
김: 네. 《춘자의 남경》의 집필을 앞두고 2014년 하반년을 옹근 위안부와 남경대학살의 자료를 수집하는 데 바쳤습니다.
사비를 팔아 남경으로 가서 남경대학살기념관을 찾아보았습니다. 당시 일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중국인의 수자“300000”이라는 수자가 도처에 새겨진 기념관에서 일본군인의 극한적 잔혹성을 보여주는 만여점의 자료들을 둘러보면서 다시 한번 이 소재의 작품창작에 매진해야 할 각오를 머금었습니다
돌아와서 수십 부의 문사자료집과 피해 당사자들의 진술서는 물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영화와 다큐, 드라마도 수십편 찾아보았습니다.
일본군국주의 실상을 깊이 료해하기 위해 수백만자에 달하는 대하실록소설 “태평양 전쟁”도 읽었습니다.
 
문: 그중에 작가님이 수작이라 생각되는 작품 몇편 소개해 주시죠
 
김: 네. 가와다 후미코라는 일본작가의 ‘빨간 기와집’ 그리고 한국작가 윤정모의 ‘에미이름은 조선삐였다’, 미국작가 모헤이더의 ‘난징의 악마’등 이 소재 관련 몇부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작가 엄가령의 남경대학살 소재 ‘금릉 13채’는 이미 몇해전에 읽었지요. 소설로서는 이 몇부가 작품성이 들쭉날쭉한 이 소재의 작품들중에서의 수작(秀作)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조선족 학자들인 김성호의 실화 “종군위안부”(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1999년), 강용권의 기행문 “끌려간 사람들”, “빼앗긴 사람들”과 오스트랄리아 얀.르부 오헤인의《침묵의 50년 한 위안부의 자술 (沉默50年:一位原“慰安妇”的自述》(중경출판사 2015年), 일본작가 이시가와 이쓰코의 “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 다니엘 최의 “나는 조선의 처녀다- 눈물로 쓴 정신대 위안부 이야기” 등 연구저서들이 내가 하나의 새로운 소설작품으로 픽션화하는데 특히 도움이 되였습니다.
 
문: 네 실로 많은 작품을 읽었고 꼼꼼히 준비하셨네요.
 
네: 그런데 뜻밖에도 기성의 위안부 소재에 관한 작품이 너무나 적었어요. 관련 보고서나 르포, 론문들은 그런대로 적지않은데 예술적으로 재현한 픽션물이 적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많았지요. 그중 소설작품이 유독 적었습니다.”
그 와중에 외려 위안부 소재의 소설작품이 일본 본토작가의 작품이 있는데 반해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없는데 대해 놀라움을 느꼈고 창작의 립지를 더 굳히게  되였습니다.
력사의 질곡에 갇혔던 불운한 그녀들을 대상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대미문의 피해를 세상에 알리고 반성과 공감과 치유를 부르는 그런 재현물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단지 상상해서 만드는 픽션이 아니라 자료를 바탕으로 삼아 력사의 진실과 아픔을 재구성하고다 했습니다.
 
문: 김혁 소설가는 이 작품으로 제25회 한국문인협회 해외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포작가들중 문학적 공적이 큰 작가들에게 시상하는 비중이 큰 이 상의 수상은 조선족문인으로서는 김철 시인 등에 이어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연변대학 우상렬 교수는 작품에 대해 “조선족문단뿐만 아니라 전반 중국의 당대문학에서도 주제령역을 승화시킨 중후한 작품입니다”라고 정평했습니다.
《춘자의 남경》은 또 중국작가협회에서 제정한 소수민족중점번역지원작품으로 선정되여 중국어번역을 마치고 북경의 작가출판사에서 곧 출간되게 됩니다.
 
문: 불과 십년사이에 김혁 소설가는 다섯부의 장편소설과 두부부의 장편르포와 문화시리즈 그리고 네부의 인물전기를 발표, 출간했습니다. 거의 한해에 한부꼴로 펴낸 셈입니다. 게다가 칼럼, 명상록, 소설, 편찬저서들도 곁들면 이 동안 그의 창작량은 그야말로 문단의 평론가들이나 원로들이 격찬할만큼 “전무”할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가 평론가들이 평하다싶이 “묵직한 사건과 인물들을 소재로 서사적 사건 전개의 구조가 선명하고 극적인 이야기성의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그럼 향후의 창작성향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김: 네. “력사라는 거대한 거푸집 안에 민족의 스토리와 애환을 무늬결 섬세하게 새겨넣은 력사물에 대한 작업이 요즘 내가 하는 전부의 일입니다.”
매체의 언론인과 소설가의 삶을 병행해 왔기에 “문학적 다큐멘터리’로 특징지을수 있는 저널리즘적 글쓰기가 저의 작품의 특색이라 말할수 있고 이것이 남보다 차별화되는 나의 창작성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신뢰할 만한 소설 창작 기량을 발휘해 주제와 소재의 명징성, 소설적 사건의 이미지화와 깔끔한 흐름등이 잘 조합되여 있는 대서사적인 작품을 다루는것이 나의 금후의 창작의 한방향이 될 것입니다.
 
문: 민족의 력사와 문화에 대한 화두와 메세지를 끈임없이 던지면서 방대한 작품량으로 묵직한 소재들을 성실하고 우직한 작가정신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 김혁 작가님, 육성으로 다시 듣게 되는 “춘자의 남경”, 그의 라지오 소설이 기대됩니다.
 
김: 감사합니다. 

/ "아리랑" 방송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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